영화관 가는 걸 엔터테인먼트라기보다는 또 하나의 스케줄로 느낄 정도로 평소에 그닥 즐겨하지 않는 편이지만,
하이퍼텍 나다나
스폰지
하우스에 걸리는 영화들은 가끔씩 엄청나게 땡길 때가 있다. 마침 최근 이누도 잇신 감독의 신작이 개봉했는데, 그게 또 일본어 공부 시작하구서 한창 열심히 듣고 있던 일본 아이돌 그룹 아라시가 주연을 했다고 하네. 이름하여
'황색눈물'.
처음엔 어째서 이누도 같은 감독이 아이돌그룹과
작품을 하는 것일까 상당히 이상하게 생각도 했고, 워낙 아이돌이 주연하는 영화라고 하면 '팬심'이 아니고는 보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서 개봉 후 며칠이 지날 동안 내내 고민을 하다 결국 지난 금요일 저녁, 큰맘먹고 스폰지 하우스를 향했다.
결과는.... 영화관도 오랜만이고 혼자보는 것도 더 오랜만이었지만 어쨌거나 꽤 즐거웠다. 출발 직전 예매했던 표가 글쎄 가서 보니 객석 가운데 줄에서도 사방으로 한가운데 자리로, 최고였다! 그리고 티켓팅할때 왠일인지 이런 예쁘장한 플라스틱 파일을 선물로 받기도 해서 더욱 상쾌하게 감상.

기분 좋아지는 선물
예상대로 관객의 대부분은 젊은 여성들로, 스토리의 진행보다는 주연 배우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비명을...질렀다기보다는 지르지 않으려고 꾹꾹 참는 분위기였달까. ㅎㅎ 관객들의 반응이 좋으니 사소한 장면도 더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처음 한 5분 정도는 아무래도 아이돌 이미지때문에 몰입하기가 좀 어려운게 사실이었지만, 감독이 배우들의 기존 캐릭터를 지우지 않고 담아내려고 노력한게 아닐까 싶게 연기도 과장되지 않고 무난했다. 그리고... 이전에 몇편의 드라마를 보긴 했지만 역시, 니노미야 카즈나리는 '한방'이 있는 배우였다.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캐릭터를 몸에다 담아내는 능력이 있달까. 그리고 후반 어느 순간, 그 자연체의 '한방'에 깜짝 놀라서 눈이 동그래질 정도였으니까.
워낙 작품의 기획은 '고급스런 아이돌영화'로 승부하려는 엔터테인먼트사의 전략과 아이돌을 매체로 삼아 메시지의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감독의 의지가 만난 것이었을텐데, 그 기획의 막이 올라간 후, 과연 어느편이 제대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될까? 영화를 보고 난 나의 느낌은 예상했던 것과 반대로 일단 이누도 감독의 승리였다. 아, 이렇게도 할 수 있군요! 라는 느낌.
모두가 더 나은 삶을 향해 달려가던 고도성장기 일본에서 20대 초반, 중요한 시기에 도대체 쓸만한 일이라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대는 네명의 청년. '예술을 위해서는 쉽게 재능을 팔아넘겨서는 안된다며 옷가지와 가재도구를 전당포에 맡기거나 파칭코를 해서 끼니를 떼우면서도 약간의 여유가 생기면 바로 포장마차를 찾거나 좁은 자취방에서 술판을 벌이는 그들. 그러면서
지금 이순간 가장 하고싶은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 것이 자유라고... 그렇게 말하는데 왠지 마음이 찡한 것이... 돌아오는 길 내내 스스로에게 물었다. 정말 지금 가장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있냐고. 머리로는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마음 깊은 곳으로도 진정 그런 것이었냐고. 다행히도 아직은, 그렇지 않은 징후는 그다지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안심.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진정 열심히 달린 후 미련없이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서는 그들처럼 나도 언젠가 때가 되면 미련없이 털고 일어설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