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MSN에서 오랜만에 대화를 나누게 된 B.
마음에 드는 책을 샀는데 낯익은 이름을 보고 놀랐다며..
오래 전 번역했던 책, 그래도 사는 사람이 있긴 있구나. ^^;;
그렇게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며칠이 지나 오늘 나루로 B가 찾아왔다.
지금의 국제환경기구로 옮기기 전 좋은 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했던 B는
주변의 걱정과는 달리 조직에 대한 불만은 일단 불만으로 접어두고,
할 수 있는 만큼, 지금 하는 일로 배우고 자라는데에 욕심과 열정을 보이고 있었다.
우아하고 예쁜 20대 커리어우먼으로 보이는 외모와 달리
그 생각은 몹시도 진보적이고 통통 튈 정도로 살아있어서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많은 자극을 받았다.
그 중 인상깊었던 꼭지 몇개를 정리.
░ 일부 구호단체에서 '마음에 드는' 아이들을 골라 기부를 하게 하고, 그 아이들 사진을 갖고 다닐 수 있게 하고, 아이들로부터 편지를 받게 하는 캠페인은 기부를 활성화하는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있기도 하지만, B가 보기에는 마치 상품을 진열하듯 아이들을 늘어놓고 고르게 하는 것은 존엄성을 침해하는 짓이고, 더욱이 아이들로 하여금 편지를 쓰게 하는 행위는 애완견을 기르듯 애정을 주고 보상을 받게 하는 치졸한 짓이다. 더 나가면 기부를 조건으로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인권침해의 소지도 있을 것이다. 구호단체가 응당 해야 할 기부자 관리와 수혜자 관리를 두 당사자에게 떠넘기는 일이기도 하다. 1대 1 결연을 굳이 하는 것 보다 기부자들에게 기부금의 사용과정과 결산을 꼼꼼이 보고해서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 국제환경기구에서 나오는 Press Release에 한국의 4대강 정비사업이 아무런 코멘트 없이 실리고 많은 곳에 인용되고 있다. 치수와 환경개선의 의의만 언급될 뿐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는다. 또 정부에서 한창 열을 올리는 저탄소 녹색성장과 관련, 국제사회에서는 사회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통합과 복지 차원의 고민이 심각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런 통합적 사고와 고민이 없는 현 정부가 이니셔티브를 가져가서야 되겠나.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환경관련 정책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코멘트할 시민사회 코디네이터가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공적 지위를 갖고있는 국제기구들에 있어서는 더 활발하고 꾸준한 개입이 필요. 지금 한국은 UN의 반 총장보다 이런 활동가들이 더욱 절실하다.
░ 어떤 컨텐츠를 가지고 어떤 사람들에게 소구할 것인가. 높은 수준의 이해와 참여의식이 필요한 시민단체들의 컨텐츠로는 매우 일부의 시민들과만 소통가능. 단계별 컨텐츠, 단계별 소구방법을 만들고 이행할 주체들이 필요하다. 자신의 경제적(물질적) 기반과 어긋난 투표성향을 보이는 사람들. 자신이 표를 던지는 측의 이너써클에 포함되고 싶어하는 마음, 표를 던지는 것으로 포함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 않겠냐는 막연한 기대. 이런 것들의 허구성을 어떻게하면 깨닫게 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