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 우연한 인연을 따라

| 2007/04/08 01:22 | 신비
충주공용버스터미널

충주공용버스터미널

3월의 마지막 주. 급한 일을 마치고 보니 토요일 새벽 네시.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난다는게 그만 한나절이 되는 바람에
1시 반 버스를 겨우 타고 갔던 충주.
터미널이 롯데마트 건물이라곤 해도 너무 크고 북적여서 조금 놀라웠다.

2007년 3월 31일.
어떤 우연한 인연을 따라 가본 충주다.

Forever 비공개 band

Forever 비공개 band

터미널에서 바로 고가로를 건너 가 조금 걸으면 탄금대다.
고가 아래쪽에 눈길을 잡아끄는 낙서 혹은 광고.
언제까지나 비공개라면 이 밴드를 볼 날은 과연...

탄금대 후문에서 바라본 강변

탄금대 후문에서 바라본 강변

강변에서 한참 나무들에 넋을 잃고 있는데 왠 자전거를 탄 아저씨 한 분이
카메라 얼마냐고 묻더니 자꾸만 탄금대를 안내해주겠다며 졸졸 따라와서
왠지 무서운 예감에 한참을 거절하느라 혼났다.
친절이든 흑심이든 그러지 마세요 아저씨. 불편합니다.;;

내려다본 강변

내려다본 강변

언제봐도 좋은 대나무. 한국적인 작은 대나무숲.

언제봐도 좋은 대나무. 한국적인 작은 대나무숲.

계단 위에서 분해되어가는 작은 나뭇가지는 속이 텅 비었다.

계단 위에서 분해되어가는 작은 나뭇가지는 속이 텅 비었다.

탄금대 공원 내부는 그야말로 걷기좋은 산책로여서
큰 나무들 사이로 한참을 걸어다니며
경치도 담고 소리도 담고 그렇게 몇시간을 보내었다.
(그 경치와 소리는 amy 에피소드에...)


내내 비를 머금고 있던 하늘은 내가 탄금대를 나서는 그 순간에야
약간의 햇빛을 보여주고 다시 저물어갔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서 중앙탑은 다음으로 미루고 돌아서 시내로 향했다.

두개의 눈?

두개의 눈?


돌아갈땐 곧장 시내로 향해가는 큰 길을 버리고 지그재그 골목을 택했다.
비 그친 후 찰박거리는 길을 걷는 조용히 홀로 즐거움...

나를 초대해준 이를 만나러 찾아간 곳은 시내의 한 서점.
(혹시나 검색해보니 마침 블로그가 있다. >> '책이 있는 글터')
1층과 지하로 공간이 의외로 넓은데다가 진열해놓은 책의 성격도 남다르고
지하에는 음악감상과 소모임을 위한 특별한 공간도 있어
이 서점을 운영하는 분에 대해 여러가지 궁금증이 생기는 곳이었다.
아쉽게도 진공관이 고장나 음악은 듣지 못했지만...


잠시 책을 훓어보고는 초대해준 이의 집으로 가
저녁을 먹고, 맥주 한 잔 놓고 오래 이야기를 나누다 잠을 청헀다.
우리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처음이었지만
서로에게 우연과 인연이 여러차례 교차되어온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길, 신발.

길, 신발.

알지못했던 사람을 만나고 알지못했던 공간을 만나는 것이 여행의 묘미.

하루는 비가 오고 다음날은 황사로 꼼짝을 못했지만
하루는 비온 뒤의 물방울들을 실컷 구경하고
다음날은 시립도서관에서 종일 머물 수 있었으니
역시 버릴 것 없는 시간이었다.
소박하지만 정성을 담아 대접해준 이의 마음도 충분히 따뜻했고.

이 봄, 이 걸음이 지난 몇달간, 정말 오랜동안 골방에만 틀어박혀있던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작은 힘이 되어줄것만 같다.